케토톱부터 신신파스까지 붙이는 파스형 소염진통제 성분별 완전 비교
케토톱부터 신신파스까지 붙이는 파스형 소염진통제 성분별 완전 비교
“예초기 메고 반나절을 산에서 돌았더니 어깨가 안 올라가요. 제일 센 파스로 주세요.”
약국에서 이 계절에 가장 자주 듣는 주문이면서, 동시에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주문이기도 합니다. ‘센 파스’라는 단일한 물건은 없거든요. 붙이는 소염진통제는 성분 계열도, 제형도, 지켜야 할 주의사항도 서로 다른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여러분도 약국 진열대 앞에서 비슷한 것들이 잔뜩 놓인 걸 보고 잠시 멈칫한 적, 있으시지요? 오늘은 그 진열대를 성분 기준으로 한 줄씩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1. 붙이는 진통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시원함으로 통증 신호를 덮는 살리실산메틸·멘톨 계열
첫 번째 갈래는 오래된 이름들입니다. L-멘톨은 피부의 냉감 수용체(TRPM8)를 자극해 시원한 감각을 만들고, 그 강한 감각이 통증 신호와 경쟁하면서 아픔이 덜 느껴지게 합니다. 캄파(camphor)와 박하유, 티몰도 같은 방식으로 감각을 자극해 거들지요. 여기에 살리실산메틸(methyl salicylate)이 더해져 국소적인 진통·소염을 담당합니다.
안티푸라민로션(살리실산메틸·L-멘톨·토코페롤아세테이트), 제일쿨파프(살리실산메틸·L-멘톨·DL-캄파·박하유·티몰), 안티푸라민더블파워카타플라스마(DL-캄파·L-멘톨·살리실산메틸·바닐릴노닐아미드)가 이 계열의 대표 얼굴입니다. 삠, 타박상, 근육통, 어깨결림처럼 “쓰고 나서 뻐근한” 상황에 어울려요.
다만 순한 약이라고 무한정 쓰라는 뜻은 아닙니다. 살리실산메틸은 넓은 면적에 오래 쓰면 살리실산이 전신으로 흡수돼 중독이 생길 수 있어, 넓은 부위 장기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제일쿨파프는 생후 30개월 이하 유아에게 쓰지 않고, 5~6일 써도 나아지지 않으면 중단하고 상담해야 합니다.
염증 회로를 직접 끄는 NSAIDs 계열
두 번째 갈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입니다. 시클로옥시게나제(COX)를 억제해 염증과 통증을 만드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줄이는, 원인 쪽을 건드리는 약이에요. 먹는 소염진통제와 기전은 같지만 아픈 자리에 직접 얹어 전신 노출을 줄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국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얼굴들은 이렇습니다. 케토톱플라스타·케펜텍엘플라스타(케토프로펜), 케토톱겔(케토프로펜), 푸로탑플라스타(플루르비프로펜), 트라스트패취(피록시캄), 볼타렌에멀겔(디클로페낙디에틸암모늄). 이름은 제각각이어도 안을 열어보면 네 가지 성분 안에 들어옵니다.
2. 성분별로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요
| 계열·성분 | 대표 제품(성분) | 주요 효능효과 | 사용 주기 | 연령 제한 | 특별 주의 |
|---|---|---|---|---|---|
| 살리실산메틸·멘톨 | 제일쿨파프(살리실산메틸 외), 안티푸라민로션(살리실산메틸·멘톨) | 삠, 타박상, 근육통, 관절통, 요통, 어깨결림, 신경통 | 1일 1~2회 부착 / 로션 1일 1~4회 | 파프제 생후 30개월 이하 금기 | 넓은 부위 장기 사용 시 살리실산 중독 |
| 케토프로펜 | 케토톱플라스타·케펜텍엘플라스타, 케토톱겔 | 퇴행성관절염, 어깨관절주위염, 건·건초염, 상완골상과염, 근육통, 외상 후 종창·동통 | 플라스타 1일 2회, 겔 1일 1~4회 | 15세 미만 금기 | 사용 중~사용 후 2주까지 광과민증, 임신 6개월 이상 금기 |
| 플루르비프로펜 | 푸로탑플라스타(플루르비프로펜) | 퇴행성관절염, 어깨관절주위염, 건·건초염, 상완골상과염, 근육통, 외상 후 종창·동통 | 1일 2회 부착 | 소아 안전성 미확립 | 천식 병력자 금기, 기관지 천식 환자 신중 사용 |
| 피록시캄 | 트라스트패취(피록시캄) | 퇴행성관절염, 건초염, 근육통, 골관절통, 외상 후 동통, 골절 치유 후 동통 | 2일마다 1매(목욕·발한 시 1일 1매) | 14세 이하 금기 | 임신 3기·수유부 금기, 밀봉붕대법 금지 |
| 디클로페낙 | 볼타렌에멀겔(디클로페낙디에틸암모늄) | 건·인대·근육·관절의 외상성 염증, 국소형 연조직 류마티스 질환 | 1일 3~4회, 2~4g 도포 | 12세 미만 금기 | 임부·수유부 금기, 7일 넘겨 쓰려면 상담, 14일 초과 금지 |
표를 보시면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오실 거예요. NSAIDs 계열은 붙이는 약인데도 연령 제한과 임신 관련 금기가 촘촘합니다. 피부에 얹는다고 해서 전신과 무관한 약이 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지요.
3. 플라스타, 카타플라스마, 겔은 쓰임이 다릅니다
얇고 잘 붙는 건성 플라스타
플라스타는 점착제에 약물을 녹여 얇게 편 건성 첩부제입니다. 얇아서 옷 안에서 티가 덜 나고, 어깨·무릎·팔꿈치처럼 움직임이 큰 관절에서도 잘 버팁니다. 대신 접착력이 강한 만큼 뗄 때 각질이 함께 뜯기기 쉬워요.
두툼하고 촉촉한 습성 카타플라스마
카타플라스마(파프제)는 수분을 머금은 함수 기제를 부직포에 두껍게 올린 제형입니다. 물기가 증발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오래 주고, 쿠션처럼 두꺼워 피부 자극이 덜한 편이라 피부가 약한 분께 권하기 좋습니다. 다만 두꺼워서 관절이 크게 접히는 부위에서는 잘 떨어지고, 옷에 물기가 배기도 하지요.
붙일 수 없는 자리를 위한 겔·액제
손등, 손목처럼 굴곡이 심하거나 첩부제 접착제 자체에 피부가 반응하는 분들께는 겔이 답이 됩니다. 볼타렌에멀겔(디클로페낙디에틸암모늄)이나 케토톱겔(케토프로펜)처럼요. 대신 하루 3~4회씩 다시 발라야 하고, 바른 뒤 손을 씻지 않으면 그 손으로 눈을 비비게 됩니다. 겔과 액제에서 가장 흔한 사고가 바로 이 눈 자극이에요.
4. 케토프로펜 첩부제는 햇빛과 사이가 나쁩니다
파스를 뗀 뒤에 나타나는 발진
붙이는 소염진통제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항목을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망설임 없이 이것을 고릅니다. 케토프로펜은 직사일광(자외선)에 의해 광과민증이 나타날 수 있고, 피부 발진이 부착 부위를 넘어 전신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벌초처럼 온종일 볕 아래 있는 일과 케토프로펜 파스의 조합이 특히 위험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더 까다로운 건 시차입니다. 이 약을 사용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사용 후 2주까지도 날씨와 무관하게, 붙였던 자리를 옷·모자·자외선차단제로 가려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파스를 뗀 지 열흘이 지나 나타난 발진을 두고 “파스 때문일 리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 열흘이 바로 이 반응의 특징입니다.
케토프로펜을 아예 피해야 하는 분들
케토프로펜이나 이 성분에 과민증·광과민증 병력이 있는 분, 아스피린 천식 병력이 있는 분, 임신 6개월 이상인 임부, 15세 미만 소아에게는 케토프로펜 첩부제를 쓰지 않습니다. 티아프로펜산이나 페노피브레이트에 과민 반응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이 역시 사용을 피해야 해요.
5. 어디에, 얼마나, 그리고 먹는 약과 함께?
붙일 자리와 뗄 시간
부착 전에 환부를 깨끗이 하고 완전히 말리는 것이 시작입니다. 물기가 남으면 접착이 무너지고 짓무름이 생겨요. 눈과 점막, 상처·습진·발진 부위, 무좀이나 백선이 있는 피부에는 붙이지 않고, 랩이나 붕대로 감싸 밀봉하는 밀봉붕대법도 쓰지 않습니다. 흡수가 과해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리에 계속 붙이지 마시고 조금씩 옮겨가며 붙이세요. 첩부제 이상반응으로 발적, 발진, 가려움, 수포, 짓무름, 자극감, 부기 같은 접촉피부염과 피부 건조·색소침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같은 자리를 오래 점령했을 때 생깁니다. 뗄 때는 잡아채지 말고 피부를 눌러 지지하면서 결 방향으로 천천히 벗기시고요.
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케토프로펜 제제는 1주일 정도 써도 나아지지 않으면 중단하고 상담해야 하고, 볼타렌에멀겔은 의사 지시가 없으면 7일 넘겨 쓰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14일을 넘기지 않습니다. 살리실산메틸 계열은 5~6일이 기준이에요.
먹는 진통제와 겹칠 때의 원칙
“파스도 붙이고 진통제도 먹었는데 괜찮나요?” 이 질문, 정말 자주 받습니다. 원칙은 단순해요. 붙이는 NSAIDs와 먹는 NSAIDs는 같은 계열이므로 전신 노출이 더해집니다. 위장 장애나 신장 부담이 걱정되는 분, 이미 다른 소염진통제를 복용 중인 분이라면 계열이 겹치지 않는 아세트아미노펜 쪽이 조합으로는 더 안전합니다. 아스피린 천식 병력이 있다면 먹는 약뿐 아니라 붙이는 케토프로펜도 금기라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파스를 붙인 채로 밤새 자도 되나요?
A. 제품이 정한 주기를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케토프로펜·플루르비프로펜 첩부제는 1일 2회 교체가 기준이고, 피록시캄 패취는 2일마다 1매지만 목욕이나 땀이 많은 날은 1일 1매로 바꿔 붙일 수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오래 둘수록 접촉피부염 위험이 올라갑니다.
Q. 케토프로펜 파스를 붙인 자리에 자외선차단제만 발라도 되나요?
A. 가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옷, 모자, 선글라스로 물리적으로 덮고 그 위에 차단제를 더하는 순서예요. 사용 중은 물론 뗀 뒤 2주까지 날씨와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Q. 벌초 직후 부어오른 자리에 바로 소염 파스를 붙여도 되나요?
A. 피부가 멀쩡하다면 가능합니다. 다만 긁힌 상처나 벌레 물린 자국, 옻 오른 자리가 있다면 그 위에는 붙이지 않습니다. 손상된 피부에서는 흡수가 예측 불가능해지고 자극도 훨씬 큽니다.
Q. 파스를 뗀 자리가 벌겋고 가려운데 계속 써도 될까요?
A. 중단하고 상담하세요. 접착제에 의한 단순 자극일 수도 있지만, 케토프로펜을 썼다면 광과민 반응의 초기일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때는 그 자리를 볕에서 확실히 가려 주세요.
약사의 시선
그날 그 손님께는 케토프로펜 대신 피록시캄 패취를 권해 드렸습니다. 다음 주말에도 산에 올라가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볕 아래 다시 설 사람에게 케토프로펜을 쥐여 보내는 건, 편의를 하나 주고 걱정을 둘 얹어 보내는 일이니까요.
붙이는 약은 먹는 약보다 만만해 보입니다. 삼키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피부는 생각보다 성실한 통로여서, 우리가 얹은 것을 꽤 정직하게 몸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그래서 파스를 고를 때 필요한 질문은 “제일 센 게 뭐죠?”가 아니라 “내가 앞으로 며칠을 어떻게 보낼 사람인가”에 가깝습니다. 볕에서 일할지, 땀을 얼마나 흘릴지, 피부가 약한 편인지.
이번 명절, 여러분의 어깨는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요? 그 하루를 먼저 그려보고 진열대 앞에 서시면, 고르기가 한결 쉬워지실 겁니다.
참고 자료
- 약학정보원 – 케토톱플라스타(케토프로펜) 의약품 정보
- 약학정보원 – 트라스트패취(피록시캄) 의약품 정보
- 약학정보원 – 볼타렌에멀겔(디클로페낙디에틸암모늄) 의약품 정보
- 약학정보원 – 푸로탑플라스타(플루르비프로펜) 의약품 정보
- 약학정보원 – 제일쿨파프 의약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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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의약품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나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적합한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적인 진단과 처방을 대신할 수 없으니, 통증이 심하거나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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